[이슈] 우신보석감정원 사태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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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귀금속보석신문 댓글 0건 조회 1,937회 작성일 19-03-18 18:02본문
“처리(조작)된 다이아몬드를 순수 천연 다이아몬드로 감정”
업계 “6개월이 지나도록 오류 인정하지 않아” 피해자에 대한 회유 의혹도
보석의 감정 분야는 보석의 정확한 가치를 매겨 소비자들이 믿고 보석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보석업계의 파수꾼 역할을 하는 분야다. 그래서 한 나라의 감정시장이 혼탁하게 되면 결국 국내 보석업계는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하게 된다. 그런데 최근 국내 감정업계의 신인도를 심각하게 실추시키는 사건이 발생했다. 즉 천연 다이아몬드의 등급을 올리기 위해 인위적인 ‘처리(조작)’을 한 다이아몬드를, 순수 천연 다이아몬드로 감별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한데 이러한 오류가 국내 감정업계의 최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우신보석감정원에서 벌어진 일이어서 더욱 심각성을 띠고 있다. 게다가 사건 발생 후 거의 6개월이 돼 가는데도 우신감정원 측은 여지껏 이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 표명 없이 시간을 지체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그 전말을 공개하기로 했다. [편집자 주]
우신보석감정원(이하 우신감정원)은 지난 해 6월초 감정을 의뢰받은 다이아몬드에 대해 F컬러 VS1의 천연 다이아몬드로 감정서를 발행했다. 그러나 감정 의뢰인인 조기선씨는 이 다이아몬드의 컬러등급이 더 높을 것이라는 기대 하에, 미국의 GIA감정원에 다시 감정을 의뢰했다.
그런데 GIA감정원은 그로부터 20일 후 이 다이아몬드에 대해 ‘이 다이아몬드는 고온고압(HTHP) 방식으로, 인위적으로 다이아몬드 등급을 끌어올린 처리(조작)된 다이아몬드다’라는 감정결과를 보내 왔다.
‘고온고압 처리된 다이아몬드’란 일종의 ‘처리(조작)’된 다이아몬드다. 즉 다이아몬드가 생성되던 자연환경과 같은 55~65킬로바(Kb)의 고압과 1900~2000도의 고온을 인위적으로 재현해, 미성숙 컬러의 다이아몬드를 보다 높은 퀄리티의 다이아몬드로 끌어올리는 조작 기술이다.
이러한 인위적인 ‘처리(조작)’를 통해 다이아몬드 가격을 최대한 끌어올리고자 하는 일종의 사기 기술인 것이다.
이에 의뢰인인 조기선 씨는 같은 해 8월초 한국귀금속판매업중앙회(회장 최장혁, 이하 귀금속중앙회)와 공동으로 우신감정원 측에 공문을 보내 재발방지 차원에서 감정서 번호를 업계에 공개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같은 해 8월 우신감정원 측이 ‘좀 더 세밀한 조사를 위해 다이아몬드와 감정서를 다시 보내줄 것을 요청’해 오자 이들은 이를 수락했다. 그런데 우신감정원 측은 같은 해 10월 말이 되도록 문제의 다이아몬드를 피해자 측에 계속 돌려주지 않았다.
우신감정원 측은 “조사가 필요하니 시간을 더 달라”, “회사 방침상 돌려줄 수 없다”는 등 입장을 내세웠다. 특히 처리된 다이아몬드에 대한 연구목적 등으로 “다이아몬드를 매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11월초 귀금속중앙회는 급기야 우신감정원 측을 상대로 횡령혐의로 고소하게 되기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확인된 우신감정원 측의 입장은 어떤 것일까. 하지만 실질적으로 우신감정원 측이 아직껏 이번 사건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은 것은 아니다. 본지가 관련 사안에 대해 인터뷰 설문지를 보냈으나 우신감정원 관계자는 ‘공식적으로는 입장을 발표할 게 없다’라고 밝혀 왔다.
이에 본지는 우신감정원과 직접 관련돼 있는 여러 인사들과 판매업중앙회, 그리고 피해자 측의 말을 종합하여 우신감정원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재구성해 봤다.
“고온고압 처리(조작)된 다이아몬드 감별은 아직까지는 까다롭고 어려운 실정이다. 그리고 처리할 수 있는 2A 다이아몬드는 전체 다이아몬드 가운데 매우 소량에 불과해 처리(조작) 자체가 매우 드문 사례이다.
또한 우리의 감정결과와 GIA감정원의 감정결과가 다르다고 해서 어느 한 곳의 결과가 정확하다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은 한정적이다. 관련 다이아몬드 반환이 늦어진 이유는 감정 결과가 달리 나왔기 때문에 충분한 연구를 통해 좀 더 정확한 감별을 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같은 우신감정원의 개략적인 입장에 대해 업계에서는 심각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업계는 “모두 인간이 하는 일이다. 따라서 감정 과정에서 분명히 오류가 충분히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명됐다면 바로 이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재발 방지가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우리나라 대표 감정원의 모습치고 정말 실망스럽지 않을 수 없다”는 여론이다.
특히 업계는 여태껏 우신감정원 측이 ‘자신의 감정 결과가 맞다’라는 증거 대신, ‘고온고압 처리(조작)된 다이아몬드 감별은 아직까지는 까다롭고 어려운 실정이고, 처리할 수 있는 2A 다이아몬드는 전체 다이아몬드 가운데 매우 소량에 불과해 처리(조작) 자체가 매우 드문 사례’라며, 문제를 계속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개탄하고 있다.
문제가 발생한지 거의 6개월여가 되기 때문에 자신들의 감정이 맞았는지 틀렸는지 충분히 규명하고도 남을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는 것이다. 즉 자신들의 판정이 틀렸다는 결론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러한 결과를 대외적으로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분야에 정통한 한 감정 전문가는 이같은 우신감정원의 입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일반적으로 2A 타입의 감정의뢰가 들어오면 대부분 신중해진다. 처리(조작)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정 전문가 입장에서 확신이 서지 않을 때에는 대부분 감정서를 떼지 않고 의뢰인에게 반환한다. 그런 관행에도 불구하고 우신감정원 측에서 문제의 2A 다이아몬드에 대해 자신있게 감정서를 발행했다는 것은, 자신들이 그 다이아몬드를 처리(조작)되지 않은 다이아몬드라고 확신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심각한 오류를 범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신감정원 측이, 감정 오류 결과를 인정하는 대신, 문제의 다이아몬드를 매입하겠다고 언급한 것은 은근슬쩍 사태를 무마시키려고 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별취재팀
인터뷰 | 피해자 조기선 씨
“우신 측은 잘잘못 인정하고 재발방지에 나서야”
“처리된 다이아몬드로 인한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우신감정원 측에 이번 사태에 대해 공표를 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우신은 오히려 문제의 다이아몬드를 구입해 주겠다고 제의를 해 왔습니다. 그러나 혼자만 피해를 피한다면 업계 차원의 더 커다란 피해를 막을 수 없으므로 거절했습니다.”
이번에 우신감정원에 감정을 의뢰한 의뢰인인 조기선 씨는 처리된 다이아몬드에 대해 철저하고 엄정한 대처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우신감정원은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대처로 신뢰를 잃어버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그는 “귀금속보석업계가 국가의 주력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소비자 보호 없이는 불가능하며 소비자 보호의 일익을 담당해야 할 감정원이 공정성과 객관성이 없이 업계와 영합해 이익만을 쫓는다면 귀금속보석산업에는 미래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잘못된 감정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최종적으로 소비자와 소매상이 됩니다. 감정업계가 귀금속보석업계의 파수꾼 역할을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그러나 우신은 공정성을 결여했을 뿐 아니라 감정업계의 역할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그는 지금이라도 우신이 잘잘못을 인정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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