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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링게이지·지환봉 더 이상 이래서는 안 된다 2- 원인과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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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귀금속보석신문 댓글 0건 조회 3,201회 작성일 19-04-26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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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링게이지 바꾼다고 문제가 해결되나”

미봉적 해결책만으론 한계, 범 업계 차원 근본적 대안 제시 절실

한국표준협회는 지난 2013년 7월 ‘귀금속 및 그 가공제품(KS D 9537)’ KS표준에 반지크기를 명시하고 시행에 돌입했다. KS 표준에 명시된 반지크기는 표1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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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KS표준은 임의규정으로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는 없기 때문에 귀금속업계의 ‘KS표준 반지 사이즈’에 대한 관심은 거의 없었다. 이러한 가운데 통일되지 않은 링게이지와 지환봉으로 인한 피해는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이에 단협은 링게이지·지환봉 KS표준화사업을 추진하기에 이른다. 단협은 김종목 회장 재임 당시였던 2016년 보석의 날 「삼성금거래소」와 「한국금거래소 3M」의 협찬을 받아 조은재료에서 만든 KS규격 링게이지 600개를 제조, 행사 참여업체에 배부한 바 있다.

서울주얼리산업협동조합은 지난 2017년 반지용 계측기인 링게이지와 지환봉을 조합원을 대상으로 저렴한 가격에 보급하는 사업을 실시하기도 했다.

소비자들 호도하기에 급급

그러나 귀금속보석단체 차원의 KS규격 링게이지·지환봉 보급 노력에도 불구, 여전히 업계의 링게이지·지환봉 표준화 사업은 크게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물론 KS규격 링게이지·지환봉을 보급만 하고 관리·감독이나 홍보가 잘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러나 단체가 업계 전체를 선도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뿐 아니라 업계 차원에서의 자정노력이 부족했던 점이야말로, KS규격 링게이지·지환봉 사용이 활성화되지 못한 가장 큰 원인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고객들이 반지사이즈가 안 맞는다고 민원을 제기하더라도 소매상들이 “반지사이즈가 넉넉해야 착용하기가 편하다”, “반지가 너무 헐렁하면 빠지기 쉽다” 등 책임 회피성 설명을 통해 민원을 무마시켜 왔다. 민원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반지를 다시 공장에 보내 반지 사이즈를 줄이거나 늘리거나 해서 민원이 확대되는 것을 무마시키기도 했다. 이처럼 민원을 적당히 무마시키는 방법으로 기존의 링게이지·지환봉을 그대로 사용하는데 큰 불편함이나 문제점을 못 느끼게 된 것도 KS표준 링게이지·지환봉 교체를 어렵게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제조업체와 도·소매상이 제각기 다른 치수의 링게이지·지환봉을 갖고 있더라도 “우리 21호가 당신의 22호와 사이즈가 동일하니 앞으로 21호 주문을 하면 22호로 만들어 달라”는 식으로 말을 맞춰서 반지를 제작하기도 한다. 각종 피해 뿐 아니라 번거로움과 수고를 무릅쓰고서라도 기존에 쓰던 링게이지·지환봉이 편하다는 이유로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무료로 나눠줘도 안 쓴다” \

특히 제조업체가 그동안 써온 링게이지·지환봉을 폐기하고 KS표준 링게이지·지환봉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도·소매업체에서 KS표준 링게이지·지환봉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반지 제작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도·소매상이 바꾸더라도 제조업체가 바꾸지 않는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제조업계와 유통업계가 동시에 KS표준 링게이지·지환봉으로 교체해야 문제가 일거에 해소될 수 있는 것이다.

최양규 조은재료 대표는 “제조업체 대표들에게 KS표준 링게이지·지환봉을 먼저 구매해서 도소매상에 나눠주라고 하면, 거래업체가 다른 여러 거래업체들과의 문제로 링게이지·지환봉 교체를 못 한다고 하는데 우리만 교체해서 되겠느냐며 서로 미루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그는 “게다가 KS표준 링게이지·지환봉이 기존에 쓰고 있던 링게이지·지환봉과 비교해 10호 이상에서는 반 호수에서 한 호수 차이가 나고 20호가 넘어가면 한 호수 이상 차이가 나서 거래업체와 맞추기가 어렵다고 다시 기존의 것을 쓰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조은재료는 지난 2016년부터 KS규격 링게이지·지환봉을 제작해 국내에 공급하고 있다.

기화 한국금거래소 3M 가맹사업팀 이사는 “KS표준 링게이지·지환봉을 한꺼번에 100여개를 구매해서 거래를 하고 있는 공장과 가맹점에 나눠 줬다”며 “그러나 대부분이 KS표준 링게이지·지환봉을 쓰고 있지 않더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장에서는 100여개의 거래처 중 우리 회사 물건만 KS표준 링게이지·지환봉을 가지고 다니면서 따로 치수를 재는 게 어렵다더라”며 “가맹점들도 공장이 안 바뀌니 지급된 KS표준 링게이지·지환봉을 못 쓰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정 이사는 “그러다보니 아무리 KS표준 링게이지·지환봉을 보급을 해도 소매점, 총판, 제조공장이 여전히 각각 다른 사이즈의 링게이지·지환봉으로 고객의 손가락 치수 측정과 반지 제작을 계속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KS표준 반지사이즈가 있었어요?”

‘링게이지·지환봉 현황조사’ 에서 주얼리업체들 답변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소장 온현성, 이하 월곡연구소)는 한국귀금속보석단체장협의회(이하 단협)단협의 의뢰를 받아 지난 2016년 7월부터 9월까지 ‘링게이지·지환봉 현황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는 한국표준협회의 ‘귀금속 및 그 가공제품’ KS표준에 반지의 치수를 규격화하고 있음에도 불구, 업계에서 사용되고 있는 링게이지와 지환봉이 규격화돼 있지 않아 다양한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한 업계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됐다.

월곡연구소는 귀금속 제조·재료업체, 도·소매업체, 귀금속학원 등 총 18개 업체를 대상으로 링게이지·지환봉 사용실태를 조사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KS표준 반지사이즈의 존재를 아는 업체는 거의 없었다. KS표준 반지사이즈 자체가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르게 되면, 사용 중인 링게이지·지환봉에 문제가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사용 중인 게이지를 기준 삼아 거래업체와 사이즈를 억지로 맞춰가며 사용할 수밖에 없다.

이 조사에서 동일한 회사의 링게이지·지환봉 제품일지라도 사이즈가 제각각이었으며 제조업체나 도·소매업체가 한번 링게이지·지환봉을 구매하면 잘 교체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또 일본제품을 제외한 모든 링게이지와 지환봉에서 반 호수 이상, 크게는 두 호수 반 이상의 오차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월곡연구소는 ▲KS표준 사이즈 표 배부 및 홍보 ▲한 업체에 독점권 부여, 정확한 표준사이즈 제품 생산 등을 대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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