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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특집] ‘KRX 금시장’은 성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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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귀금속보석신문 댓글 0건 조회 1,785회 작성일 19-03-18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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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금속업계, ‘KRX 금시장'  가 봐야 남는 게 있어야죠”
부제, "KRX 금시장'  내에선 화폐, 밖에선 상품" 모순된 정책에 시장 외면


“금 현물시장 개설 통한 거래 양성화 추진하여, 금 거래 투명성?효율성 획기적으로 제고하겠다.”


정부가 지난 2014년 3월 ‘KRX 금시장'를 개설하면서 제시한 ‘KRX 금시장'의 취지이다. 하지만 개설 후 만 4년이 지난 지금 ‘KRX 금시장'은 애초의 취지를 제대로 달성하고 있지 못하다는 평이다.

지난 한 해 동안 ‘KRX 금시장'을  통해 이뤄진 금 거래량은 5,598kg(약 5.6톤) 정도다. 그런데 지난 2013년 발표된 정부의 ‘관계기관 합동, 금 거래 양성화 방안’이라는 자료(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간 국내 금지금 유통규모는 100~110톤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그 중 음성 거래 규모가 55~70톤 남짓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따라서 지난 해 ‘KRX 금시장'을  통해 이뤄진 금 거래량은 전체 연간 금 유통량의 5~6%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 이같은 추정치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자원순환기술지원센터에서 작성한 보고서에 의해서도 어느 정도 뒷받침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동 기관은 2016년 기준 금 물질흐름도를 작성했는데, 이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사용축적된 귀금속 및 보석의 양이 약 54.2톤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고금(재생금)이 해당년도 동안 재수집되어 각종 상품의 원료 및 기초소재로 재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렇다면 지난 한해 ‘KRX 금시장'을  통해 거래된 양은 고금 거래량의 10% 정도의 분량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될 수 있다.

금 투자자들이 ‘KRX 금시장' 활용

이같은 ‘KRX 금시장'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주로 어떤 사람들로 분류할 수 있을까. 이와 관련해서는 지난 2017년 3월 ‘KRX 금시장'측에서 발표한 ‘KRX 금시장 3주년 성과 및 향후 시장운영 방향’이라는 제하의 보도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 때 발표된 보도자료는 금지금 공급업자인 실물사업자가 주로 매도하면, 실물자산 투자를 원하는 개인이 주로 매수하고 있다고 설명돼 있다.

 
보도자료의 구체적인 시장참가자 현황을 살펴보면, 매도 부분에서는 지난 2014년 실물 사업자의 매도 비중이 83.0%였는데, 2017년에는 72.6%를 차지해 비율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매도 부분에서의 실물 사업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매수 비중에서는 개인들이 차지하고 있는 비율이 매우 높았는데, 지난 2014년 개인들의 매수 비중은 92.4%였었다. 한데 2017년에는  83.4%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관 투자자들의 매도 매수 합계 비중이 ‘14년에 0.03%에서 ’17년 7.7%로 기관의 참여비중이 증가 추세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시장 참여자 현황을 보면 실제 구매자들은 실물자산 투자를 원하는 개인들과 기관투자자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즉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실제 금을 이용해 제품을 만드는 금 제조업자나 금을 유통하는 소매점 및 도매업자들의 ‘KRX 금시장'  이용률은 극히 미미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KRX 금시장'  밖 거래가 훨씬 큰 이익


그런데 이러한 결과는 ‘KRX 금시장'을  출발할 때부터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투자자들에게 ‘KRX 금시장'은  매우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KRX 금시장' 내에서 거래되는 거래에 대해서는 부가세나 기타 세제들이 적용되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물 사업자들에 있어서 ‘KRX 금시장'을 통한 거래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부가세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KRX 금시장'  내에서 금을 사고 팔고 하는 과정에서는 면세다. 한데 실제 그 금을 반출하여 물건을 만드는데 사용하려고 하면 10%의 부가세를 내고 금을 반출해야 한다.

예를 들어 보자. 금 3.75g(국제 시세 16만원 가정)을 반출하는데, 부가세까지 합치면 17만 6천원이 된다. 한데 시중에서 무자료금(뒷금)을 산다면 3.75g의 금을 사는데, 17만원 언저리의 가격이면 구매가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대부분의 사업자들은 부가세를 내야 하는 앞금(합법금)보다는 무자료금을 사다가 유통하고자 하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공급 측면도 마찬가지다. 소비자들 입장에서 3.75g을 갖고 ‘KRX 금시장'을  가면 국제시세인 16만원밖에 받지 못한다. 한데 무자료금 업자들한테 갖고 가면 대략 16만 6천원~17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당연히 소비자들도 무자료금 업자들을 선호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KRX 금시장'을  통한 금거래 양성화는 이런 이유로 근원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 일반 시중에서의 금 거래와 관련해 앞금(합법금)과 뒷금(무자료 거래금) 거래 간의 차이점을 해소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얘기다. 

특별취재팀

 

‘KRX 금시장' 밖 금에도 부가세 매기지 말아야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 보자. ‘KRX 금시장'  내 거래과정에서 부가세를 물지 않도록 하는 게 과연 정당한 것인가? 그게 맞다면 왜 ‘KRX 금시장'  밖 거래에서는 꼭 부가세를 물도록 하고 있는 것인가. 똑같은 금 거래이기 때문에 당연히 일률적인 잣대를 들이대야 하는 게 맞는 게 아닐까.


여기서 더 나아가 한 가지 더 궁금해지는 대목이 있다. 왜 ‘KRX 금시장'  내 거래에서는 부가세를 물지 않도록 하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는 바로 ‘KRX 금시장'  내 금을 화폐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금을 화폐로 볼 때에는 당연 부가세를 물릴 수 없다. 왜냐하면 화폐는 본원적으로 주고받고 하는 과정에서는 새로이 가치가 생산되지 않는 물질이기 때문이다.

이런 논리가 맞다면 당연 시중의 금 거래에서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게 맞다. 한데 현재 금거래와 관련된 세제는 ‘KRX 금시장'  내와 외로 철저히 구분해 적용되고 있다. 한쪽에서는 금을 화폐로 보는 반면, 또 다른 한 쪽에서는 금을 일관되게 상품으로 평가하고, 거래를 할 때마다 부가세 10%씩을 물리고 있다.

이러다보니 단순히 금을 8단계만 사고 팔고 하다 보면, 똑같은 금 시세가 현실적으로 두 배 이상 올라가버리는 모순이 생긴다. 그리고 동일한 금을 두고 8번이나 중복해서 과세를 하는 폐단이 생겨버린다. 예를 들어 천원 짜리 금에 단지 부가세만 붙여 8단계로 사고팔고 하면, 천원 짜리 금 가격이 2,144원으로 두배나 비싸진다. 이런 상황에서는 도저히 장사가 이뤄질 수 없다. 왜냐하면 금 시세는 이미 국제적으로 다 공개돼 있기 때문이다.

‘KRX 금시장'  안과 밖의 이같은 모순된 정책이 ‘KRX 금시장' 밖 거래를 결코 양성화시킬 수 없도록 하는 결과로 귀결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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