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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링게이지·지환봉 더 이상 이래서는 안 된다 1- 피해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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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귀금속보석신문 댓글 0건 조회 1,801회 작성일 19-04-26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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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반지 치수 하나 제대로 통일시키지 못하나?”

제조업체·도·소매상 서로 책임전가… 피해 상황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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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 제작 시 고객의 손가락 사이즈 측정 등에 사용되는 링게이지와 지환봉은 일종의 도량형으로써 치수가 통일돼야 한다.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귀금속보석업계는 업계가 태동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제각각 다른 치수의 링게이지·지환봉을 사용함으로써 고객들에게 혼란과 불신을 주고 있으며 업계 차원에서도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지난 2013년 반지크기 치수가 KS 표준으로 제정된 데 이어 지난 2016년부터 한국귀금속보석단체장협의회(회장 김종목, 이하 단협), 서울주얼리산업협동조합(이사장 임지건, 이하 서울주얼리조합) 등 단체들이 KS표준 링게이지·지환봉 보급사업을 추진해 왔지만 업계에서 개선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링게이지·지환봉 표준화가 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지에 대한 진단과 표준화를 이룰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반지사이즈 안 맞아, 불신·피해 심각

당초 우리나라에서 링게이지·지환봉은 저렴한 가격의 중국 제품이 대거 보급됐다. 제작 당시 치수에 대한 기준이 없어서 치수가 제각각으로 제작·보급된 것이다. 심지어 제조·유통의 한 축을 이루는 귀금속제조공장과 도·소매상에서도 서로 다른 치수의 링게이지·지환봉을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이렇다 보니 고객들이 반지를 주문할 때 측정한 치수와 제품이 출고됐을 때의 치수가 달라 항의를 하는 일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기도 하다. 반지 치수는 기본 중의 가장 기본인데 그것도 못 맞추는 귀금속업체들을 어떻게 믿고 반지를 맞추냐는 것이다.

항의가 들어오면 소매상에서는 제조공장에 반지 치수를 줄이든지 늘려 달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하다 보면 반지를 다시 제작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며 택배비, 도금비 등이 발생해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닌 것이다. 피해사례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예물반지를 주문한 A 고객 “예물반지사이즈 안 맞는 건 이해 안 돼”

일주일 후가 결혼식이라 닷새 여유를 주고 반지를 12호로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반지가 나온 것을 보니 10.5호로 나온 것입니다. 반지가 작아서 들어가지를 않습니다. 예물반지 사이즈를 못 맞추는 이런 경우가 세상에 어디에 있습니까. 그런데 더 이해할 수 없는 일은 예물반지를 보러 이곳저곳 다니면서 반지 사이즈를 재 보니 어떤 곳은 10호, 또 어떤 곳은 13호로 나오는 겁니다. 우리나라는 반지사이즈가 가게마다 다 다르게 나오는 것이 일반적인 일입니까.

# B 제조업체 대표 “반지 파기하고 다시 만드는 경우 많아 피해 극심”

소매상에서 주문한 반지 호수대로 치수를 재서 반지를 만들어 보냈는데 치수가 안 맞는다고 다시 줄여달라거나 늘려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반지를 줄이기 위해 반지 일부분을 절단하고 붙이면서 다듬다 보면 다듬은 부분이 얇아지는 경우도 많이 발생합니다. 그렇게 되면 제품을 판매할 수가 없어 반지를 폐기하고 다시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주문받은 대로 재서 반지를 만들었는데 제가 왜 이런 피해를 감수해야 합니까.

# C 소매업체 대표 “수리비, 택배비 등 부담 커”

공장에 반지사이즈를 21호로 주문했는데 실제 물건이 온 건 22호 크기로 왔습니다. 손님이 까다로운 분이라서 반지를 조금 크게 맞추시는 게 편하다고 아무리 말해도 못 끼겠으니 바꿔 달라고 합니다. 그래서 공장에 물어봤더니 공장 지환봉으로는 21호가 맞는 겁니다. 결국 제가 수리비와 택배비 등을 다 부담하고 반지를 줄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전 업계가 통일되지 않은 링게이지·지환봉을 사용하는 한 이러한 불신과 혼란, 피해는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다. 반지 치수는 어딜 가나 같은 치수가 나와야 하며 이제라도 반드시 통일될 필요가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귀금속업계가 이처럼 반지 치수 하나 제대로 통일시키지 못하는 것은 정말 낙후된 것이며 부끄러운 일이다. 각 업체들이 경각심을 갖고 낙후된 부분을 바꾸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결국 고객들에게 외면당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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