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이어, 랩그로운 유색 보석 몰려온다

다이아몬드 업계처럼, 에메랄드·루비·사파이어 시장도 ‘요동’칠까?

보석 앞에 랩그로운(Lab Grown)이 붙으면, ‘실험실(Laboratory)에서 성장한(Grown) 보석’을 의미한다.

이렇게 성장시킨 보석은 다이아몬드든 유색 보석이든 천연 보석과 특성이 동일하다.

이미 우리는 수년 전부터 불기 시작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열풍을 익히 경험해 본 상태다.

천연 다이아몬드를 포함한 천연 보석들은 지구상에서 수백만 년에 걸쳐 강렬한 열과 압력 하에 생성된다.

랩그로운 보석은 자연에서와 같은, 동일한 열과 압력을 가하는 등의 인위적인 실험실 환경에서 성장한다.

그런 환경에서 랩그로운 보석들은 몇 주에서 몇 달 만에 만들어진다.

이러한 랩그로운 보석들은 천연 다이아몬드 및 유색 보석들과 화학적, 물리적, 광학적으로 동일한 성질과 외관을 가진다.

천연 유색 보석과 다이아몬드

▶ 랩그로운 유색 보석, 왜 갑자기 뜨고 있는 걸까?

이에 대해 국내 최고의 다이아몬드 및 유색 보석 전문가로 평가받는 ㈜한미보석감정원 김영출 원장이 말했다.

“넓은 의미에서 랩그로운 보석 또한, 인위적인 환경에서 자라난 것이기 때문에, 인공(합성) 보석의 한 종류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인공보석을 랩그로운 보석이라고 칭할 수는 없다.

랩그로운 보석이라고 명명하려면, 그 해당 보석이 동일한 종류의 쳔연 보석과 화학적, 물리적, 광학적으로 동일한 성질과 외관을 가지고 있어야만 한다.”

최근 들어 수요가 커지고 있는 랩그로운 유색 보석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랩그로운 유색 보석이 일반 인공 보석과 구별되어 재평가 받게 된 데에는, 급격하게 시장을 확장해 가고 있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볼 수 있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가 일반 인공 보석과는 달리, 천연 다이아몬드와 동일한 특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 시장에서 새롭게 조명 받으면서부터,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게 됐다.

이제 소비자들은 랩그로운 유색 보석 또한 성질은 천연 보석들과 동일하지만, 가격은 훨씬 저렴하다는 점을 새로이 주목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 작년부터 랩그로운 유색 보석 국내 본격 유입

 게다가 가격 경쟁력 뿐 아니라 랩그로운 보석은 환경면에서나 윤리적인 면에서도 우수하다.

천연 다이아몬드 1캐럿을 채굴하기 위해서는 물 500ℓ가 필요하고 6.5t의 지면을 깎아내야 한다.

하지만 실험실에서 생산되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캐럿당 약 18.5ℓ의 물을 소비한다. 탄소배출도 미미하다.

게다가 채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마련인 노동 착취와 같은 비난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다.

그렇다면 랩그로운 유색 보석들이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국내에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을까. 또 가격대는 어느 정도 수준에서 팔리고 있을까.

국내 중견 유색 보석 유통업체인 젬프라이즈 박준서 대표[전 (사)한국보석협회 회장]가 이에 대해 설명했다.

“랩그로운 유색 보석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다시 유입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해 3월 홍콩 박람회 이후부터다.

당시 박람회에서 직전 박람회 때보다, 훨씬 더 많은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들이 거래됐다. 덩달아 랩그로운 유색 보석들도 거래가 크게 활성화됐다. 이후 우리도 랩그로운 유색 보석들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기 시작했고, 바로 국내에 반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국내 랩그로운 유색 보석 시장은 초입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제품을 유통하는 업체들이 아직은 많지 않다.

하지만 발빠른 제조업체들, 유통업체들을 중심으로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공급이 확산되고 있다.

이어 시세와 관련해 박준서 대표가 말했다.

<랩그로운 및 천연 에메랄드 비교표> 양자는 화학적, 물리적, 광학적으로 동일한 성질을 가진다.

▶ 10캐럿 랩그로운 에메랄드, 불과 80만 원선

“중상급 1캐럿 천연 에메랄드 도매 가격이 250-~300만 원 정도선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 현재 1캐럿 랩그로운 에메랄드 가격은 8만원 가량 된다. 천연 대비 3%대 가격 수준이다. 물론 랩그로운 보석 또한 개개 제품의 질에 따라 가격이 조금씩 다르게 매겨진다.”

랩그로운 루비, 사파이어 가격은 더 저렴하다. 1캐럿 랩그로운 루비, 사파이어 가격은 5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들 랩그로운 보석들의 가격은 1캐럿 가격을 기준으로 매겨진다. 예를 들면 3캐럿 보석 가격은 “8만원x3캐럿= 24만 원”이다.

부 단위 가격도 마찬가지다. 7부 크기 랩그로운 에메랄드 가격은 “8만원x0.7캐럿= 56,000원”이다.

이렇게 계산하면 10캐럿 랩그로운 에메랄드 가격은 80만원 선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다.

  랩그로운 유색보석

▶ 발빠른 업체들, 랩그로운 유색 보석으로 매출과 마진 늘려

그렇다면 앞으로 랩그로운 유색 보석 시장도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처럼 급격하게 시장이 커진다고 볼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박 대표는 회의적이었다.

“다이아몬드 시장에 비해 유색 보석 시장은 애초부터 그리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많이 침체돼 있다. 하지만 그 동안 에메랄드, 루비, 사파이어 등 3대 귀보석들을 무척 좋아하면서도, 가격 때문에 선뜻 소비하지 못했던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일정하게 수요가 몰려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서 그는 당면 침체된 유색 보석업계에서 랩그로운 유색 보석 시장이 일정한 블루오션(새로운 시장) 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 사실 다이아몬드 시장도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의 등장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냈던 것은 사실이었다.

높은 가격 때문에 다이아몬드 주얼리를 사고 싶어도 사지 못했던 소비자들이, 가성비 좋은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주얼리의 출현에 크게 환호했던 것이다.

이에 따라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제품들을 런칭한 업체들이, 제조업계나 도소매업계나 일정한 매출 확대와 높은 마진 효과를 경험할 수 있었다.

이런 흐름이 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일정하게 유색 보석업계에서도 재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주얼리 경제 전망은 지난해보다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때일수록 업계는 트렌드의 변화를 빨리 읽고, 발 빠르게 대처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상담 젬프라이즈 02-762-5353

정이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