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울주얼리산업협동조합 한봉우 신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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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귀금속보석신문 댓글 0건 조회 239회 작성일 24-09-24 10:15본문
취임 일성으로 “범 주얼리 제조업계부터 통합” 주문
“업계 음성화 관행 극복, 낮은 공임 현실화, 주얼리 함량 준수, 카피 제품 척결 등 해결키 위해”
지난 5월 16일 ㈜한일주얼리 한봉우 대표가 서울주얼리산업협동조합(이하 서울주얼리조합) 제10대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대의원 40명 중 29명이 출석하여, 단독 출마한 한 대표를 만장일치로 추대했다.
서울주얼리조합은 1997년 주얼리 제조업체들이 참여하여, ‘서울귀금속가공업협동조합’이라는 이름으로 출범했다.
2010년 외연을 넓히기 위해, (재)한국귀금속보석기술협회 종로지부와 통합하면서 명칭을 ‘서울주얼리산업협동조합’으로 바꾸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한 신임 이사장은 1997년 서울주얼리조합 창립 회원으로 참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조합 창립 때부터 조합을 잘 아는, 새 이사장이 탄생했다고 볼 수 있다.
“서울주얼리조합은 이름 그대로 주얼리 산업을 전체적으로 포괄하는 주얼리 업계의 ‘기본’ 단체입니다.
이에 따라 종로 주얼리 집산지 사업자들을 비롯한 서울지역 소재 주얼리 사업자들이 대부분 조합원사로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가 개방돼 있습니다.”
이를 근거로 앞으로 그는, 더욱 적극적으로 조합원 확대를 위해 나설 태세다.
“종로의 주물, 캐드, 멕기 등 다양한 영역의 주얼리 업체들이, 해당 영역에 딱히 가입할 만한 단체가 만들어져 있지 않을 경우, 서울조합에 가입하도록 소개하고 있습니다.
같이 참여하여 업계 발전을 위해 힘썼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하여 조합원들이 많아지고, 각 영역이 세분화되면, 이후 조합 체계를 각 분과 체제로 전환하여 분과 모임을 더 활성화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한 이사장은 이와 함께 조합 재무 건전성 제고를 위해서도 노력 중이다. 취임하자마자 조합 적립금이 더욱 많아지도록 하기 위해, 불요불급의 지출을 최대한 통폐합하여 줄여가고 있다.
이에 따라 이사장 이취임식을 굳이 따로 하지 말고, 이후 열리는 총회와 겸해서 개최하자는 안을 내 관철시켰다.
또한 그는 주얼리 업계 연대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제조업계에도 등록제 도입 필요”
“이번에 ‘주얼리 산업의 기반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안(이하 주얼리산업진흥법안)’ 시안에서 소매점 뿐 아니라, 제조업체에도 등록제를 적용하자는 안에 대해 우리도 적극적으로 찬성했어요.
그렇게 해야 우리 제조업체들도 법에 따라 주기적으로 교육도 실시하고, 정부 지원도 받을 수 있지 않겠어요.”
더불어 한봉우 신임 이사장은 ‘범 업계의 단결’을 강하게 주문하고 나섰다.
업계의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려면, 업계의 목소리를 키워야 하고, 그러려면 무조건 단결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서로 작은 차이는 중요하지 않아요. 범 업계 발전이라는 대의 하에 서로의 공감대를 계속 넓혀가야 합니다.”
업계 단결을 통해 그가 이루고 싶은 과제들이 무척 많다.
주얼리 업계의 양성화, 적정한 제조 공임 확보, 주얼리 원자재 및 제품의 함량 준수, 카피 제품 척결 등
왜 젊은이들이 떠나지?
“주얼리 업계 양성화가 절실합니다. 제조 업체들은 매출은 있는데, 매입에 상응하는 계산서 발행 업체들이 적다 보니, 직원들 4대 보험도 제대로 들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시대에 뒤처지는 이 같은 근무 환경에 젊은이들은 아예 발을 딛지 않거나, 취업했다가도 바로 업계를 떠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젊은 세대들이 업계를 기피하는 이유 중에는, 제조업체들의 낮은 공임도 큰 몫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공임의 제조 원가 연동제를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해 봤으면 합니다. 타 업계에서 시행하는 원가 연동제를 도입함으로써, 해당 업계의 최소한의 이윤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우리 업계에서도 이러한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제조업체들이 영세함을 탈피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합니다. 이를 통해 더 좋은 인재들을 구하고, 또 질 높은 제품을 만들어 공급하면 업계가 선순환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주얼리 원자재 및 제품의 함량 미달 문제도 업계의 발전을 가로막는 심각한 문제다. 이 문제는 소비자들과의 신뢰성에 직결되는 문제로 사회 이슈화 되기 이전에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보고 있다.
995 문제 꼭 해결해야
“특히 995 문제는 원자재 함량 미달 문제로까지 이어져 더욱 심각합니다. 제조업체들은 정상 제품을 만들기 위해, 부족한 금을 채워야 하기 때문에 피해가 막심합니다.
또 소비자들에게 함량 미달 제품을 파는 것은 사기 행위로 범법 행위입니다. 신속하게 대처를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이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업계에 폭탄이 돼 돌아올 수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함량 미달 문제는, 제조사 각인만 제대로 하도록 해도 상당부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만일 함량이 부족한 것으로 판명되면, 그 업체로 하여금 100% 보상하도록 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업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범 업계 캠페인을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업계 전체적으로 제조사 각인이 돼 있지 않은 제품은 만들지도, 사지도, 팔지도 않는 캠페인을 벌여나갔으면 합니다. 단협에서 이같은 캠페인을 진행한다면 우리도 적극 참여할 계획입니다.”
이같은 캠페인을 시작하면, 주얼리 제품 함량 문제뿐 아니라 주얼리 제품 카피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카피 제조업체들이 자사 로고 각인을 하면서까지, 드러내놓고 제품을 만들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각인만 제대로 해도, 함량부족 문제 해결
“토종 제조업체들이 아무리 많은 투자를 해서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카피 시장의 벽을 뛰어넘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어서 빨리 이같은 캠페인을 시작해서, 주얼리 함량 문제는 물론 주얼리 카피 문제도 해결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아울러 정부도 카피 제품을 근절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단속을 강화하기 위해 나서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 이사장은 이어 주얼리 2세들을 비롯한 범 업계의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리고 그 연장선에서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 시대의 주얼리 마케팅 교육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이 교육은 현재 서울조합과 한국보석협회가 협업하여 진행하고 있는 교육 과정이다.
“이 교육은 기존에 보석협회가 단독으로 주최하여 진행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서울조합이 가세하여 커리큘럼도 더 다채롭게 개편했고, 참가자들의 수강료를 낮추고, 홍보를 배가하는 등 다양하게 노력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교육 지망자들이 교육 정원을 초과하여 주최 측이 만족스러워 했습니다.”
앞으로 이 교육은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주얼리 인들이 AI 기술의 변화 등 디지털 기술 및 주얼리 업종 기술의 변화에 더욱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알차게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 서울주얼리조합 한봉우 신임 이사장은
“저부터 기득권을 내려놓을 준비 돼 있습니다”
서울주얼리조합 한봉우 신임 이사장은 한국외국어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취업했으나 직장의 조직 생활이 취향에 맞지 않아 바로 퇴직했다.
그리고 주얼리 업계에 발을 디뎠다. 이미 형님이 주얼리 업을 시작한 상황이었다.
3년 후인 1995년에 독립하여 한일주얼리를 설립했다.
오픈하자마자 원터치 귀걸이를 출시하여 인기를 끌었다.
이후 97년 IMF 시기에 귀걸이 판로가 어려워지자, 그는 시장을 다변화하기 위해 2000년대 초부터 붐을 타기 시작한 프랜차이즈 시장을 주목했다.
그리고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디자인 제품들을 만들어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그의 공장 제조 시스템은 매우 효율적이었고, 시장 상황과 잘 맞아떨어졌다.
덕분에 회사는 계속 빠르게 성장을 거듭하게 됐다.
그런데 또 2010년대에 이르게 되자, 프랜차이즈 산업도 퇴조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 회사는 또다시 변신하게 된다. 이후 현재까지 종로뿐 아니라, 지방 소재 총판들에게 맞춤형 제품을 만들어 공급해 오면서 계속 시장을 선도해 왔다.
지난 29년여 동안 중단없는 전진을 계속해 온, 이 회사 성장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저는 회사의 모든 것을 다 잘 알지 못합니다. 생산과 디자인, 판매 등 각 분야마다 포진해 있는 담당자들이 훨씬 더 전문가들입니다.
실무적인 부분들은 그들에게 맡기고 저는 각 부서들을 아우르는 포괄적이고 거시적인 영역에서 적절한 판단을 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주얼리 업계에 보기 드문, 숙달된 CEO의 면모를 잘 드러내 주는 대목이다. 그는 2000년대 초 공장을 개업하면서 이미 이 같은 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
“한 업계에 왜 이사장이 둘이어야?”
취임 후 3개월여를 지내면서, 그는 벌써 경영가적 관점에서 업계의 발전을 구상하고 있다.
그가 보기에 각 영역별 단체들 수가 너무 많다는 게 큰 문제로 보여진다.
“단적으로 우리 주얼리 제조업계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서울주얼리산업조합과 서울귀금속제조협동조합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양 단체에 소속된 조합원사도 많지 않은데, 둘로 나눠져 있다 보니, 모든 게 둘 이상씩 돼야 합니다.
사무실도, 상근자도 둘씩 있어야 하고, 좁은 인적 자원 환경에서 이사장도 둘이어야 하고, 이사진도 다 각기 꾸려야 합니다.
같은 업계에서 회의할 내용도 비슷할 텐데, 그 회의를 위해 각자 따로따로 시간을 내야 합니다.”
기자가 듣기에도 구절구절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보다 더 큰 문제는 그렇게 각 단체별로 실컷 논의했는데, 그 논의 결과가 달리 나왔을 때 어떻게 되겠습니까.
다들 헛일만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각 단체의 대외적인 목소리가 달라질 수 있다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꼭 합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주장은 단지 주장으로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여졌다. 그는 단호하게 말을 이었다.
“저부터 기득권을 내려놓을 준비가 돼 있습니다.”
서울 소재 단체들 중 핵심 단체로 꼽히는 서울주얼리조합 한 신임 이사장이 쏘아올린 화두가 이후 업계에 어떤 반향을 일으키게 될지 주목된다.
정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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