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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다이아몬드 감정 시스템을 바꿔라 Ⅲ | 봉인 감정서 시스템의 폐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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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귀금속보석신문 댓글 0건 조회 809회 작성일 22-02-0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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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 가면 ‘쓰레기’ 취급받는 ‘K- 다이아몬드 감정서’

 옷을 보지 않고 라벨만 보고 구매하는 것처럼, 다이아몬드가 아닌 감정서만 보고 거래하는 나라


■ “좋은 다이아몬드 골라야 하는데, 정작 다이아몬드는 못 보게 하네”  

“감정원의 감정서가 봉인돼 유통이 이뤄지면, 도매점과 소매점을 거쳐 소비자들에게 전달될 때까지 그 다이아몬드를 누구도 보지 못하게 된다. 중간에 뜯어진 채 소비자들에게 전달되면, 도리어 다이아몬드 바꿔치기나 감정서 위조의 의심을 사게 된다.”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 유통업자의 얘기다. 이같은 「봉인 감정서」가 기본으로 유통되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우리나라밖에 없다. 

외국에서는 「비봉인 감정서」가 원칙이다. 그러기 때문에 도매단계나 소매 단계에서 매매가 이뤄질 때마다, 해당 제품과 감정서를 비교해볼 수 있다. 

가까이 일본의 예를 들어보자. 일본에서는 봉인 감정서를 거의 발견하기 어렵다. 다이아몬드가 비봉인 돼 있다 보니, 도처에서 그 감정서에 대한 검증이 이뤄질 수 있다. 

요즘은 보석 감정사 자격을 갖고 있는 이들이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도처에 깔려 있다. 그래서 도매점 업자나 소매점 업자나 감정서와 다이아몬드를 대조해 보고, 그 감정 결과가 잘 나와 있는지 여부를 꼼꼼히 살펴볼 수 있다. 

그 결과 도매점은 자신의 다이아몬드 등급이 실제보다 나쁘게 나왔을 경우, 그 감정원에 항의를 하고 재감정을 요구하게 된다. 소매점의 경우는 도매점이 내놓은 다이아몬드 상품들을 이것저것 살펴보고, 가장 유리하게 감정이 돼 있는 제품을 골라서 사가게 마련이다. 

이러다보니 감정원들 사이에서는 서로 정밀한 감정으로 업계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을 하게 된다. 어떻게든 자신의 다이아몬드 감정을 좋게 받으려는 도매점과, 가급적이면 좋은 등급의 다이아몬드를 저렴하게 사려고 하는 소매점들 사이에서, 감정원들이 충분히 균형추 역할을 하는 것이다.


■ 다이아몬드 등급제 아닌, 감정원 등급제로 가격 매겨져

다이아몬드 감정원 등급제가 시행되는 나라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 사실 다이아몬드란 사람의 지문처럼 천차만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똑 같은 G컬러 등급이라도 그 다이아몬드 색깔의 스펙트럼이 넓어 가격이 매우 다양하게 매겨진다. 

F컬러에 가까운 스톤이 있을 수 있고, H컬러에 가까운 스톤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우리나라 인터넷에는 ‘W감정원 2캐럿 G컬러, VVS1 다이아몬드 얼마’ ‘H감정원 1캐럿 H컬러, VVS2 다이아몬드 얼마’ 형식으로 가격이 감정원 별로 나붙어 있다. 

그래서 다이아몬드 상품 자체를 보고 거래하는 게 아닌, 그 다이아몬드에 딸려 있는 감정서를 보고 거래하는 참으로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 그 감정서를 들고 해외에 가면 ‘쓰레기’ 취급을 받는 경우가 다반사다. 실제 다이아몬드 가치보다 부풀려진 감정서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 희귀 다이아몬드가 ‘미끼 상품’으로 전락

위와 같이 개개 다이아몬드 하나하나의 특성을 반영하여 가격이 형성되는 게 아니다 보니,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진즉부터 다이아몬드가 ‘미끼 상품’으로 전락된 지 오래다. 

소비자들이 먼저 “인터넷에서 ‘W 감정원 거’ 얼마, ‘H 감정원 거 얼마’하는데 여기는 얼마예요”라고 하며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굳이 도매업이나 소매업을 하면서 다이아몬드 감정사 공부를 할 필요가 없다. 공부를 해 봐야 써먹을 데가 없는 것이다. 


■ “질 낮은 다이아몬드는 죄다 한국으로”

“좋은 다이아몬드 구하러 비싼 돈 들여 굳이 해외로 나갈 필요가 없어요. 우리나라에서는 다이아몬드 질이 중요한 게 아니라, 감정원 감정서만 잘 받으면 되거든요.”

극히 일부이지만 대규모로 다이아몬드를 유통하는 도매업체들 사이에서 공공연하게 퍼져 있는 비밀이다. 그래서 이들은 해외에 나가는 비용 대신, 감정원 로비 자금으로 비용을 쓴다.

반면 외국 도매업체들은 어떻게든 해외 다이아몬드 집산지에 가서, 상급 다이아몬드를 가급적 저렴하게 구해 오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같은 G컬러 등급이라도 F등급에 가깝느냐, H등급에 가깝느냐에 따라 크게 가격이 요동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우리나라에는 이들을 통해 매우 질이 좋지 않은 다이아몬드들이 흘러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계속 시장을 넓혀가고 있는 GIA 감정원 감정서 시장 

이 같은 왜곡된 국내 감정업계의 틈새로 차츰 국내에선 GIA 감정원 감정서가 계속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국제적인 신용도가 형성돼 있는 GIA 감정서를 선호하는 도소매점들이 계속 늘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GIA 감정서를 떼려면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야 한다. 국내에 GIA 감정원이 진출돼 있지 않아서, 다이아몬드가 해외에까지 넘어갔다 와야 하기 때문이다. 그 사이에 애꿎은 외화 손실액만 자꾸 커지고 있다.


■ 소매점을 비롯한 업계의 불안감 깊어져

“너무나 부풀려진 감정서들이 너무 많이, 그 것도 너무 오랫동안 유통돼 왔다. 터지기 직전의 시한폭탄과 같다. 이게 터지면 우리 다이아몬드 업계는 회복 불능의 상태에 이를 수도 있어서 우려된다.”

국내 중견 다이아몬드 유통업자의 말이다. 

80년대 중반에 가짜 롤렉스 시계 유통 사건이 ‘추적 60분’ 프로그램을 통해 보도된 적이 있다. 그러자 당시 명동 미도파 부근의 대규모 보석업체들이 동시에 폐업의 쓴 맛을 보게 된다.

소비자들이 들고 일어나 환불 소동이 벌어진 것이다. 작금의 상황이 언제 공중파나 일반 언론을 통해 알려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일차적으로 가장 피해를 입게 될 사람들은 소매점들이라고 볼 수 있다. 소비자들에게 환불을 해 주거나,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하루아침에 고객을 모두 잃게  된다. 최악의 경우엔 폐업에 이르게 될 수도 있다.

게다가 범 업계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더욱 만연해질 수 있다. 누가 국내 주얼리 제품들에 대해 신뢰감을 갖겠는가 하는 것이다. 


■ 대안은 무엇인가

국내 대다수 감정원들이 수십 년째 봉인 감정서 체제를 고수하고 있다. 반면 그 와중에서 오랜 동안 비봉인 감정서를 발부해온 감정원들이 있다. 

정부가 정한 KS 규격에 따른 감정을 하는 「KS 다이아몬드 단체인증」 감정원들이다. 이들 감정원들은 비봉인 감정서를 원칙적으로 발부하면서, 다이아몬드 컬러 감정 기준도 국제 기준으로 자리잡아온 GIA 마스터 스톤 시스템을 도입했다.

따라서 이 시스템을 이용하게 되면, 국제적으로도 통용되는 감정서 발부가 가능해진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도 과학성과 신뢰도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비봉인 감정서의 안전성과 신뢰성, 어떻게 높일 수 있나? 


“만일 「비봉인 다이아몬드 감정서」가 유통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알 바꿔치기나 감정서 위조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이 말은 「봉인 감정서」를 유통하는 감정업체들의 항변이라고 볼 수 있다. 한데 이러한 항변은 더 이상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세계적으로 권위를 갖고 있는 GIA 감정원의 경우, 아주 오래 전부터 비봉인 감정서를 원칙적으로 발부해 오고 있다. 그리고 자사에서 발부되는 모든 감정서를 감정서 고유넘버와 함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도소매 모든 단계별로 다이아몬드를 매입하는 사람이, 언제든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감정서의 고유 넘버와, 각인돼 있는 자사 로고 및 고유 넘버를 대조해볼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렇게 되면 당사자들은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해당 감정서 원본에 작도로 그려져 있는 불순물의 위치, 컬러 등급과 오프라인 감정서, 그리고 다이아몬드 실물을 세세하게 대조해 볼 수 있다. 

이렇게 해서 감정서 위조나 각인의 위조, 또는 다이아몬드 바꿔치기 여부를 금방 파악해 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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