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라도 나서서 99.9% 완전 순금 주얼리 공급할 터”

삼덕금속産 99.99% 고순도 골드바로 만든 순금 제품들 공급 

“시급히 함량 미달 순금 문제 해결 후, 분석업으로 되돌아갈 것”

최팔규 회장이 ‘석담 황금보석세공 박물관’에서 금 정련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18세부터 금 정련 기술을 배우기 시작한 이후, 45년간이나 한 우물을 파온 이 분야 최고의 장인이다. 

“K- 주얼리가 세계로 뻗어나가려면, 최소한 우리나라 주얼리 제품의 함량부터 바로잡아야 합니다.”

삼덕금속 최팔규 회장이 팔을 걷어붙였다. 그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상경하여, 금 분석업 공장에서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삼덕금속을 설립하여, 현재는 국내 최대의 정련업체로 키워냈다.

사재를 털어 서울 인근에 국내 유일의, 민간 ‘석담 황금보석세공 박물관’을 세우기도 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소매점에서 팔려나가는 팔찌 제품의 50%가 함량 미달 제품으로 밝혀진 거예요. 이런 사실을 소비자들과, 일반 언론들이 알게 되면 어떻게 되겠어요. 우리 업계가 도매금으로 주저앉는 것 아니겠어요.”

평생 금 분석업만을 천직으로 여기고 살아온 최 회장이, 참다못해 순금 총판업을 시작한 이유다.

중국같은 나라 순금 순도 더 잘 나와

삼덕금속에서 만든 99.99% 고순도 골드바와 실버바 

“우리가 ‘삼덕골드’ 로고를 찍어 공급하는 순금 제품들은, 삼덕금속의 99.99% 고순도 골드바(원자재)로 만들어진, 완전히 99.9% 순금 제품들입니다.”

이 제품들은 나중에 되팔러 왔을 때, 굳이 분석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소비자들에게 자신있게 판매하세요. 예쁘기도 하지만, 함량도 정확한 진짜 순금 제품이라고.”

요즘은 우리나라보다도 오히려 중국같은 나라 순금 제품들의 순도가 더 잘 나온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주대복(周大福)라는 국제적인 브랜드를 배출했다.

주대복은 수십만 개의 제품들을 세계 500개 대도시에서 판매하고 있다. 그런데 이 회사에서 판매하는 순금 제품은, 모두 99.9% 순금 제품들이다.

“이 회사 제품은 땜이 있어도 다 99.9% 함량을 지킵니다. 레이저 등을 활용하여 땜을 하기 때문이지요.”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도 땜이 있는 순금 제품의 경우, 99.5% 순도를 허용하고 있다. 이제는 과학이 크게 발전한 만큼, 우리나라도 땜이 있는 경우에도 999 순도를 맞추도록 KS 규정을 바꾸어야 한다.

“땜 없는 995 제품, KS 고시 위반”

“그런데 더 어처구니없는 문제는 땜이 없는 순금 제품들입니다. KS 규정상 이러한 땜이 없는 순금은 무조건 99.9% 순도를 맞춰야 합니다. 그런데도 이러한 땜 없는 순금들 중 50% 이상이 995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소비자는 0.4%의 불순물이 섞여 있는 제품을 순금이라고 믿고 사가는 거죠.”

그는 얼마 전에 있었던, 잘 아는 한 노교수와의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그 분이 평생 모아온 1kg이 약간 넘는 순금 제품들을 갖고 오셔서 분석을 해 달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분석을 해보니 금이 턱 없이 부족한 980g밖에 안 나오는 거예요. ”

이 사실을 말할 때, 두 사람 사이에는 순간적으로 침묵이 흘렀다. 한 사람은 고개를 못 들고, 한 사람은 ‘이런 경우가 있나’하고 입을 다물 줄을 몰랐다.

할 수 없이 최 회장은 분석료를 받지 못한 채 그 교수와 헤어졌지만, 아직까지도 계속 씁쓰레한 기분을 떨치기 어렵다. 

이제는 모든 제품에 생산자 각인을!

“우리나라 금 함량 문제는 어서 빨리 해결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995 순금 제품 문제는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대표 주얼리 단체인 한국귀금속보석단체장협의회(회장 오효근, 이하 단체장협의회)가 최근 대대적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고 있어서 여간 다행스러운 게 아니다.

“앞으로는 단체장협의회의 방침에 따라, 모든 골드바를 비롯한 주얼리 제조업체들은 자사 브랜드 및 로고를 단체장협의회에 등록해야 합니다. 그리고 모든 골드바 및 주얼리 제품들에는 생산자 각인을 해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나중에 금 함량이 떨어지는 것으로 판명되면, 그 제품의 생산자가 피해를 보상해 주게 된다.

“어서 빨리 이런 문제가 모두 정상화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저는 다시 본연의 정련업 일로 돌아가야죠.”

정이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