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문규 한주연 신임 회장 겸 한국귀금속보석기술협회 신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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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귀금속보석신문 댓글 0건 조회 535회 작성일 24-06-23 18:13본문
중1때 업계에 들어와, 한우물 파온 진정한 주얼리인
“음성적 거래 문제, 금 원자재 함량 미달 문제 꼭 해결해야”
병으로 세상을 먼저 뜬 동생 대신, 회사 운영해 온 진한 형제애의 주인공
지난 5월 10일 취임한 이문규 한국주얼리산업연합회(이하 한주연) 신임 회장 겸 한국귀금속보석기술협회(이하 기술협회) 신임 이사장을 만났다(양 단체장을 겸하고 있지만, 이 기사에서는 이후 ‘회장’으로 직함을 통일한다).
이 회장은 ‘K골드’라는 중견 체인 주얼리 업체를 운영해 오면서, 탁월한 경영 능력을 보여왔다는 평을 받아 왔다.
아울러 대인관계에 있어서 신뢰감이 높고 포용력이 뛰어나, 안팎으로 화합을 도모하면서, 차분하게 조직의 외연을 넓혀가는 리더쉽을 보여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이문규 회장이 지난달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 먼저 한주연과 기술협회에 대해 설명하면
▶ 기술협회는 1975년에 주얼리 업계의 기술인들이 모여 만든, 업계 최초의 유서 깊은 단체다. 내년이면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기술인들의 권익을 보호하면서, 주얼리 기술의 발전을 도모하여, 업계 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다.
귀금속 보석 기술 경진 대회 및 귀금속 보석 작품 공모전 등을 연례적으로 주최하고 있다.
한주연은 기술협회와 한국귀금속가공업협동조합연합회가 통합되면서 2009년 출범한 단체다.
■ 어떤 사업들에 역점을 둘 생각인가
▶ 지난달 취임사를 통해 5대 사업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첫째 연합회 및 재단의 지부 조직 활성화, 둘째 양 단체의 신규 사업 발굴 및 재정 확립, 셋째 귀금속 숙련 기술 연구 개발, 넷째 기술인 장려 및 후진 양성 위한 기술 경진대회 활성화, 다섯째 양 단체 정관 및 규정 정리 보완 등의 사업들을 중점적으로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 기술인들이 갈수록 노령화되고 있고, 젊은 피들의 유입이 잘 안 되고 있는데, 대안이 있는가
▶ 젊은이들의 유입을 늘리려면, 최소한 그들에게 4대 보험 정도는 가입하도록 해줘야 한다.
한데 단적으로 몇십 년 전의 공임을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을 정도로, 제조업체들의 사업 환경이 열악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범 업계가 모여서 낮은 공임 문제 등을 조율했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소매점업계도 주문을 넣으면서, 너무 공임을 깎으려고만 해서는 안 된다. 공임을 어느 정도 보장해줘야, 제조업체들도 좋은 기술자들을 양성하면서, 좋은 제품을 만들어낼 것 아닌가.
전체 제품 가격에서 차지하는 공임의 비율이 무척 낮은 만큼, 일정한 공임 수준을 보장하면서, 소매점은 소매점들대로 일정하게 이익률을 더 높여나갔으면 한다.
이를 위해 소매업계 대표들과 대화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
■ 우리나라 주얼리의 음성화 관행도 고질적이지 않은가
▶ 내가 그 다음 지적하고자 하는 게 그 문제다. 우선 물건을 사는 소매점들이 계산서 거래를 해주었으면 한다. 너무 소매점들이 음성적 거래를 선호하다 보니, 제조업체들 입장에서 매출을 일으킬 수가 없다.
매출이 없는데 어떻게 직원들 4대보험을 들어줄 수 있는가. 제조업체가 4대보험 가입을 못해 주는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같은 음성적 거래 관행 때문이다.
그리고 공식적인 매출이 없다보니, 은행 거래도 제대로 할 수 없고, 모든 사회 생활에서 제한이 따른다. 어서 빨리 법적으로 보완하든가 해서, 우리나라 음성적 거래 관행을 뜯어고쳐야 한다.
■ 회장님 회사는 젊은이들이 많이 들어와 있는가
▶ 우리는 다행히 2015년부터 4대보험 적용을 해오고 있다. 그리고 시간외 근무수당제와 연월차 제도, 퇴직금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그래서 20대 3명, 30-40대 5명, 50대 4명으로 신구 조화가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다.
열심히 기술을 배우고, 퇴직금을 7천-8천만 원씩 적립해서, 독립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회사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이래저래 직원들이 열심히 일해줘서 회사도 어느 정도 발전해 왔다고 생각된다.
■ 주얼리 원자재들의 함량 미달 문제에 대해
▶ 주얼리 원자재들의 함량 미달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원자재부터 함량이 부족하면, 그 원자재로 만드는 주얼리 제품의 함량은 말할 나위가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주얼리 함량 분석기를 업계에 대대적으로 도입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해서 고금이나 원자재가 들어왔을 때 즉석에서 함량을 재보고, 미달제품은 반려하는 식으로 하면, 점차 함량 미달 제품들이 사라지게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런데 그 함량 측정기가 너무 비싸서 문제다. 특정 업체 단독으로 구매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범 업계 차원에서 논의해서, 정부 지원도 받고 해서, 집단 상가 곳곳에 측정기를 도입하도록 했으면 좋겠다.
*** 한국주얼리산업연합회 이문규 회장의 형제애 ‘주목’
“니 아들들 3명 내가 다 책임질게. 저 세상에서나마 행복하게 살아라”
지난 2020년 남동생이 세상을 떠날 때, 이 회장이 동생에게 말했던 약속이다.
동생은 알츠하이머병으로 6년여를 앓다가 숨졌다.
이 회장이 K골드에 합류한 것은 지난 2014년부터였다. 중국 액세서리 체인 회사에서 일하던 중 동생이 귀국해달라고 부탁했다.
알츠하이머병으로 회사 운영을 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후 이 회장은 제수씨와 함께 회사를 운영했다. 근 4년 동안을 밤낮 없이 일했다.
원래 이 회장은 어려서부터 주얼리 체인 기술로 잔뼈가 굵었다.
중학교 1학년을 다니다 그만두고 서울로 올라와 액세서리 체인 공장에 취업했다. 그 후로 한번도 외도를 한 적이 없다.
주얼리 체인 전문가가 들어와서 열심히 일하니, 회사는 눈에 띄게 발전했다. 10년새 10배 이상 성장했다.
지금까지 급여는 언제나 제수씨와 똑같이 나눈다. 모든 자산 또한 동생네와 공동 자산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 새 동생의 둘째 아들이 회사에 들어와서 기술을 배우고 있다.
태권도 국가 대표 출신인데, 아니나 다를까 침착하게 일도 잘한다. 이 회장 본인에게도 딸 둘이 있다. 그중 첫째는 주얼리 업계에 별 관심이 없다. 둘째나 잘해서 회사에 합류해 줬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면 동생네 애들과 본인 애들이 함께, 회사를 잘 키워갔으면 하고 바란다.
“부모대가 이렇게 살아왔는데, 애들도 잘 하겠죠.”
이런 사연을 전하는 기자도 무척 기분이 좋다. 참 요즘 세상에 이같이 진한 형제애를 우리 업계에서도 볼 수 있다니, 너무 뿌듯하다.
그런 분이 업계의 유서 깊은 두 단체의 수장이 됐으니, 더욱 우리 업계의 희망이 느껴진다.
정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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