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 박사 배출 20주년 넘긴, 동신대학교 연석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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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귀금속보석신문 댓글 0건 조회 550회 작성일 24-04-09 11:39본문
“지방대 어려움, 학생들 열의와 교수들 헌신으로...”
‘국내 최초 보석 공학 박사학위자 3명 배출’ 가장 기억 남아
“그날그날 닥친 일, 바로바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길”
지난해 11월 17일, 우리나라 주얼리 업계의 큰 스승, 동신대학교 연석주 교수의 퇴임연이
실제 퇴임 시기보다 다소 앞당겨 개최됐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강남 더 트리니티 플레이스에서 열린 이날 행사는,
연교수의 제자들로 이루어진 ‘동신주얼리산업연구회’ 의 박사 배출 20주년 행사를 겸한 자리였다.
제자들의 요청에 마이크를 잡은 연 교수는 담담한 목소리로 지난 36년의 소회를 밝혔다. 스승의 마지막 인사에 숙연해진 장내는, 어느새 진한 아쉬움과 깊은 존경심이 가득했다. 36년간 연 교수는 언제나 수 많은 학생들에게 학문과 인생의 길잡이였다. 퇴임 인사에서 연 교수는 “나는 이제 사라져 가는 사람”이라고 말해, 제자들에게 긴 여운을 남겼다.
큰 스승을 떠나보내는 아쉬움을 안고, 연석주 교수의 지나온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평생을 교수로 복무해 오신 동신대학교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동신대학교는 1987년에 개교한 종합대학으로 전라남도 나주시에 위치하고 있다.
한의학과를 비롯한 40개 전공학과에 대학원생을 포함하여 8천여 명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다.
Q. 동신대학교와 첫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1988년 무기재료공학과 개설과 함께 초빙되어 올해까지 36년째 재직하고 있다. 학교와 특별한 연고는 없었으나 박사과정을 마치고 대학 은사님의 추천을 받아, 당시 총장님과 단 한 번의 면접 후 교수로 재직하게 되었다.
Q. 지난해 11월 17일 ‘동신주얼리산업연구회’ 박사배출 20주년 행사가 있었습니다. 동신주얼리산업연구회의 역할과 박사 배출 20주년의 의의를 다시금 되새겨 주신다면?
-동신주얼리산업연구회는 동신대학교 대학원 보석공학과를 수학하고, 현재 주얼리 학·연·산 연관 분야에서 활동하는 동문들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해까지 박사 70여명 등 100명이 넘는 석·박사들을 배출하였다.
20여년 동안 우리나라 주얼리 업계를 대표하는 기라성 같은 선배 동문부터 새내기 동문까지 주얼리 연구와 주얼리 산업의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주위의 기대도 매우 크다고 알고 있다
Q. 지방에 위치한 동신대학교를 국내 주얼리 인재 양성의 산실로 키우면서 분투해온 과정을 말씀해 주십시오.
-정년퇴임하신 김판채 교수님의 주도로 1996년 국내 최초로 보석공학과가 개설되었다.
전국적인 관심으로 높은 경쟁률과 함께 각지의 우수한 학생들이 입학했다.
교통의 불편함과 대학 주변 시설 부족 등 많은 어려움들이 있었지만, 학생들의 열의와 교수님들의 헌신으로 이겨낼 수 있었다. 특히 타지 학생이 많아 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생들에게 별도의 과외 학습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Q. 동신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아본다면?
-교무처장, 기획처장, 공대학장 등의 다양한 교내 보직 활동과 여러 학회 활동 등, 많은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그 중 보석 공학 전공 첫 번째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진행했을 때, 심도 있는 토론 끝에 3명에게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보석공학 박사학위 수여를 결정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요즘도 자주 후학들에게 그때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Q. 재임 기간 동안 스승으로서 지키고자 했던 신념은?
-모든 학생들과의 소통의 문턱을 낮추려 항상 연구실 문을 열어 두고 있다.
학업 상담, 진로 결정 등 중요한 판단은 반드시 학생 스스로 결정하게 하고 그 결정에 책임 지는 자세로 임할 것을 주문하곤 한다.
그러한 판단을 돕기 위하여 위한 다양한 조언을 수시로 해주며 학생들과 많은 대화를 하려 노력해 왔다.
Q. 학계에서 바라보는 한국 주얼리 업계의 현실은?
-교수로서 우리 주얼리 업계 현실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조심스럽다.
소수의 문제가 아니고 관련자들 모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른 산업 분야에 비해 많은 이익 집단으로 구성되어 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구조이며, 영세 업체가 많은 탓에 발전에 한계가 있어 보인다.
Q. 산업수요를 예측한 교육과정 혁신으로 장관상을 수상하셨습니다. 교육과 산업의 연계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 오신 과정은?
-공대 학장과 공학교육혁신센터장을 역임하며 지역 사회와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학생들에게는 실습을 통해 현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또한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맞춤형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수요조사를 매년 실시하여, 우리 대학의 교육 과정에 반영하도록 노력했다. 그런 점들이 인정되어 산업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계기가 되었다.
Q. 업계가 계속 발전하기는커녕 정체 또는 후퇴하고 있다 보니, 대학에서도 주얼리과가 계속 줄고 있는 추세입니다. 게다가 인구까지 줄고 있어, 지방 소재 대학의 위기감은 더욱더 큰 것 같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이러한 추세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 오셨고, 앞으로 학교는 이러한 문제들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야 할까요?
-지방 소재 대학의 주얼리 관련 학과는 앞으로도 계속 감소하여 거의 존속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주얼리 관련 학과만의 문제가 아니다.
동신대학교도 여러 번의 구조 조정을 거쳐 지금은 대학원 석박사 과정만 남아 있다. 향후 성인학습자를 위한 교육 과정에 주얼리 학과를 포함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Q. 얼마 전 이탈리아 업체로부터 생산수주를 받는 쾌거를 올린 젊은 CEO와의 인터뷰에서 ‘이탈리아 업체와 협업해보니 우리는 그동안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의견을 들었습니다. 주얼리 선진국들과 비교하여 우리나라 주얼리 업계의 발전 수준은?
-서구 선진국들은 백년 이상의 주얼리 산업 역사를 가지고 있다. 장인들이 대를 이어 가업을 잇고 브랜드를 만들어 산업화 하는 시스템으로, 특히 주얼리 분야에서 우리보다 앞설 수 있었다.
우리 업계도 여러 부분에서 서구의 모델을 벤치마킹하고 열심히 연구하여 지금은 많이 수준이 향상되었다고 판단한다.
Q. K-주얼리 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대안이 있다면?
-쉽게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브랜드를 알리고 시장의 신뢰를 모으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정부나 지자체의 정책적 도움과 업계의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 한다.
Q. 지난 11월 17일 열렸던 동신대학교 산업연구회 20주년 기념식에서 하신 말씀 중, “이제는 사라져 가는 사람”이라는 표현이 가슴을 울렸습니다.
-후학을 키워내는 교수로서 많은 세월 동안 수십 편의 논문을 내고, 수많은 교과목 강의를 하면서 항상 최선을 다하려 노력해 왔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부족한 점만 눈에 보인다.
이러한 부분들은 이제 제자들이 메워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후학들에게 더 잘 하리라는 기대와 격려를 보내며, 나는 이제 역할의 일정 부분을 마친다는 의미로 이제는 사라져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Q. 퇴임 후의 계획은?
-특별한 계획은 세우지 않았다.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읽지 못했던 다양한 책들을 접하려고 하며, 후학들과 자주 소통하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Q. 마지막으로 후학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하루 이틀이 모여 삶을 이루기에 시간의 소중함을 언제나 잊지 말고, 그날그날 닥친 일을 미루지 않고, 바로바로 해결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윤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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