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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현의 보석 칼럼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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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귀금속보석신문 댓글 0건 조회 466회 작성일 23-04-2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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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진 에메랄드에 대한 무대책, 정상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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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보석 시장에서 “보석의 처리”는 여러 가지 윤리적 경계선을 지니고 있다. 

보석의 처리라는 것은 간단하게 생각하면, 아이들 불장난처럼 보이기도 한다. 한데 요즘 시대의 보석 처리는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할 정도의 집약된 기술들이 동원된다.

이러한 첨단화 된 처리기술은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우리 시장에 침투하게 된다. 그리고 대중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할 때쯤이면, 그때는 이미 이 시장을 온통 혼란에 빠뜨리게 된다.

처음 과거 함침루비가 시장에 유통될 때도 그랬고, 몇 년 전 베릴륨 처리 커런덤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썩어 곪아 터질 때쯤 되면 시장의 자체 정화 능력은 벌써 사라져 있는 것이다.


최근 비화한 “에메랄드 레진처리”

필자가 머무는 태국 찬타부리 시장에서 최근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에메랄드의 레진처리”이다. 초창기 이 레진 처리는 오일 처리처럼 “에메랄드의 크랙을 채우거나, 아니면 침투된 에메랄드 오일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투명 무색 처리가 일반적이었다.

그러던 것이 색이 있는 레진 처리가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최근에는 시장 유통의 60% 이상을 차지하게 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색이 향상되는 에메랄드의 처리” 이것은 단순히 오일을 투입해 투명도를 개선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물론 무색 레진 처리 과정에서도 오일 처리의 과정처럼, 미세한 처리를 하여 우수한 등급이 나오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세계시장에서 이 “레진 처리”에 대한 반응은 상당히 부정적이다.

실제 중국 바이어들은 현지 감정원에서 레진 처리 여부를 확인하는 경우가 필수적이다. 색 향상이 아닌 일반 미세한 레진의 경우라도 처리가 확인되면 구매를 취소하게 된다.

왜냐하면 미세한 레진의 경우 30%의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고, 중간 정도의 레진 처리 에메랄드는 거래 자체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면 여기서 우리 감정원들이나 우리 시장은 어떠한지 한번 살펴보자. 

일단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감정원은, 레진 처리 여부를 감별할 능력이 있다. 그러나 그 결과를 감정서에 표기하지 않는 관행이 있다.

어떤 처리이든 간에 “에메랄드라면 무조건 오일처리했다”는 표기만을 하는 감정원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첨단 감정을 하는 감정원들조차도 레진 처리인지 오일 처리인지를 구분하여 표기하지 않고 있다.


레진 처리, 이미 60% 차지

그러면 우리 시장에서의 유통 상황은 어떤가? 필자 판단에 레진 처리가 시장의 60% 이상을 장악하고 오염시키고 있음에도, 우리에겐 아무런 대책이 없다.

관련 협회조차 실태 파악을 못 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레진 색 처리 된 에메랄드는 무방비 상태로 우리 시장에 유입되고 있다. 

한국의 컬러스톤 시장은 과거 “함침루비 사태” 때처럼 숨기기 급급하거나, 업자들 입장에서 눈앞의 소비자 피해를 방치하고 있다. 

안타깝지만 이게 우리 한국 시장의 현실이다.

이제라도 “힘침루비”와 “레진 에메랄드”에 대해 우리 업계의 윤리적인 선택이 있기를 기대한다. 

장기적으로 소비자를 보호하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업계를 건강하게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란 믿음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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