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현의 보석 이야기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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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귀금속보석신문 댓글 0건 조회 622회 작성일 22-10-05 16:05본문
왜 흐린 날엔 루비, 맑은 날엔 에메랄드일까
필자가 생활하는 태국의 찬타부리! 이곳은 태국의 남쪽에 위치하고 있다. 지도상의 위치가 적도에 가깝다는 것은, 우리 보석인들에게 보석의 가치 평가와 관련해, 신중함을 더하게 한다.
한국보다 더 강한… 적도의 태양을 가진 이곳 태국은, 어찌 보면 아는 자에게는 놀이터요, 한국의 일반 보석인들에게는 무덤과도 같은 곳이다.
나름 컬러스톤 전문가라는 사람들마저도 “자외선 형광을 가진 버마산 루비나, 형광이 없는 모잠비크산 루비가, 이런저런 정도의 반응의 차이를 보이겠지.”라고 경미하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정도의 생각은 보석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해볼 수 있는 단순한 기준 설정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과거에는 이런 태양광의 반응 차이만을 이용해, 버마산 오렌지 컬러를 최상질의 피색이라 홍보하여 장사를 하신 선배분들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오늘은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보자!!
이 글 제목을 다시 한번 상기해 보라. 사실상 우리가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있는 태양광에는 한계가 있다. 좀 더 풀어서 설명하면 보석마다 자외선을 받아들이는 흡수 정도가 제각각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크롬이라는 성분을 가진 여러 보석들에 대해 생각해보자. 이 크롬이라는 성분은 특정 보석은 어둡게 만들고, 또 어떤 보석은 더욱 색의 선명도를 높이는 작용을 한다.
그럼 이 크롬을 작용하게 만드는 태양광은 완전한가?
이 물음에 대해 가장 합리적인 답이 이글의 제목 속에 숨어 있다.
세계 최고의 보석 시장인 이곳 찬타부리!!
이곳에서는 흐린 날 오후 4시쯤이면, 굉장히 많은 루비가 시장에 공급된다. 이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맑은 날 정오에는, 에메랄드가 더 시장에 나온다.
뭐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사파이어가 한낮에 시장에 잘 공급되지 않는 이유도 다 이같이 태양광과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이쯤에서 최고 등급의 컬러스톤은 미세한 컬러와 광택 차이에도 엄청난 가격 차이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대목이다.
일주일에 2-3일, 주말에만 서는 보석 시장이지만, 개인적으로는 흐린 주말엔 보석 보는 것을 웬만하면 피하고 있다.
5월부터 시작되는 우기에도 한 달에 단 하루만 보석을 보게 되더라도 흐린 날은 피하려고 한다.
인간 눈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백색의 유리 형광등도 광원의 색과 형광이 다른, 두 가지의 조명이 존재할 정도다.
이로 인해 필자의 경우도, 때로는 나만의 개인 조명 시스템을 준비하기도 한다.
사실, 이같이 예민한 필자가 매우 험해(?)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험하기로 치면, 원산지 표기조차 제대로 안 된 감정서를 유통하는, 우리 한국 시장이 훨씬 더 험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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