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고에서는, 임대인이 이미 자신이 직접 상가를 이용할 계획임을 밝혔다면 이는 세입자(임차인)의 신규임차인 주선을 거절하는 의사를 명백히 표시한 것이어서, 임차인이 실제로 신규 임차인을 주선하지 않았더라도, 임대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하다는 사례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오늘은 작년에 대법원에서 선고돼 꽤나 사회적으로 주목을 끌었던 사례에 대해 소개해볼까 합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임대인은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라고 규정되어 있고, 이 계약갱신 요구권은 최초의 임대차 기간을 포함한 전체 임대차기간이 5년(현재는 10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만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사건의 쟁점은, 최초의 임대차 기간을 포함한 전체 임대차기간이 5년(현재는 10년)을 초과하여, 법에 따르면 이제는 임차인은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없게 되었는데, 이 때에도 임대인에게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 기회를 보호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1심과 2심에서는 5년(현재는 10년)을 초과했기 때문에 임대인에게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 기회 보장 의무가 없다고 했지만 대법원은 이 경우에도 여전히 임대인은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 기회를 보장해줘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실제 사례를 간단히 살펴보면, 갑(임차인)과 을(임대인)은 2010. 10. 1. 보증금 7,000만원, 차임 월 235만원, 임대차기간 2010. 10. 8.부터 2012. 10. 7.까지로 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고, 갑은 상가에서 음식점을 운영했습니다. 다시 2012. 10. 7.이 되어 두 사람은 월 차임 255만원, 기간 2014. 10. 7.까지로 계약을 갱신했습니다. 그리고 2014. 10 다시 같은 조건으로 1년 갱신을 했습니다. 갑은 2015. 7. 16. 제3자(병)에게 식당의 영업시설, 비품, 거래처 등을 계산하여 권리금 1억 4,500만원을 받기로 하는 권리금 계약을 체결하였고, 을에게 병과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그러자, 을은 건물이 노후되어 재건축을 할 것이라는 등의 이유로 병과의 임대차 계약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갑이 을을 상대로 위 권리금 상당액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한 것이었고 1심과 2심은 갑의 청구를 기각하였지만 대법원은 2심의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하여 2심 판결을 파기하였습니다. 다시 말하면 대법원의 판단대로라면 을은 갑에게 적정한 금액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이 이 같은 결론을 내린 이유는 몇 가지가 있었는데, 법에는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 기회를 보호해 주지 않아도 되는 경우에 대해 개별적으로 규정해 놓고 있는데(한 예를 들면 3회 차임 연체 등), 임차인이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기간이 만료되었다는 것은 그러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였고,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 기회를 보호해줘야 할 가장 흔한 경우가 바로 갱신 요구기간이 끝나는 경우인데 이런 경우에 권리금 회수 기회를 박탈한다는 것은 법의 취지에도 맞지 않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이 하급심에 비해 상가세입자의 권리를 두텁게 보호해줘야 한다는 입장으로 보여 타당한 결론이라고 생각합니다.■ 형장우 변호사- 형장우 법무법인 한림 변호사- 전국지하도상가상인연합회 법률자문변호사- 주재연 변리사- 상담전화 : 010-8727-1905